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생산과잉에 따라 2016년 쌀 생산면적을 3만 ha 감소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올해 벼 재배면적 추이를 살펴 2017년부터 생산조정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하고 있다. 쌀생산조정제는 쌀 대신 다른 작물을 심어서 쌀 농사만큼의 소득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벼 대체작물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 같은 접근은 과연 옳을까? 쌀생산조정제는 과연 이 같은 상황의 답이 될 수 있을까? 3만 ha의 생산감축의 실제적 규모를 살피기 위해 실제 쌀이 얼마나 남는지, 생산은 얼마나 하고 있는지, 수입량은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았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2015”는 2014년 기준에서 생산량 4,240천 톤인 데, 소비량은 4,424천 톤, 수출 2천 톤, 연말재고 874천 톤으로 집계되고 있다. 생산량이 수출과 연말재고를 차지하고, 소비량조차 쫓아가지 못하는 데, 쌀이 남아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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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까? 바로 UR협상 타결에서 쌀 수입개방 유예를 전제로 그리고 그 10년경과 후 수입개방 유예 연장에서 추가적으로 더 늘어난 의무수입량(MMA) 때문이다. 유예연장 시 수입량을 다시 늘릴 필요가 있었는가의 논쟁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럼 실제 얼마의 물량의 쌀이 들어오고, 우리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이에 통계청의 국내 쌀생산통계를 통해 광역자치단체별 쌀 생산면적과 생산량을 살폈고, 이어서 관세청 수출입통계를 통해 2015년 실제 쌀 수입량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양 기준으로 쌀 수입량의 위치를 잡아보았다.
 
그 결과는 정말 놀랄만한 수치였다. 2015년 쌀 수입량이 국내 주요 쌀 생산지역인 경상남도 생산물량보다 약 1만 4천 톤 많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는 2016~2025년 기간 약 24만 톤의 초과공급이 생겨난다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재 생산통계에서 최소 충청북도 전체에서 쌀 생산이 없어도 부족함이 없음을 말해준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 3만 ha 생산면적 감축 계획이 이 현황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다.
3만 ha 감축은 충청북도 최소 강원도 규모에서 쌀농사를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쌀생산조정제란 이렇게 쌀 생산을 중단한 논에서 다른 작물을 심어 쌀만큼의 소득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17년 이후 시행이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현재 제시 규모에서 이미 2016년 시작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대비가 너무나 빈약하다는 것이다. 농림축산부 관련 자료와 발표 내용에는 쌀 대신 심은 작물 판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큰 관심이 두어 있었던 것도 이를 잘 말해 준다. 쌀 생산조정에 들어가지만, 그 결과는 시장 동향에 맡기겠다는 외에 다른 뚜렷한 대응이 없는 모습이다.
 
충청북도 또는 강원도만큼의 쌀생산을 다른 작목으로 바꾸면서, 거의 모든 농산물 전면 개방이 이루어진 가운데, 그 성공의 여부를 시장에 맡긴다는 것이 과연 바른 접근인가?
 
국내 쌀 생산과 수입현황은 2016년 쌀 3만 ha 감축 계획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진지한 검토와 함께 대안이 마련되어야 함을 말해 준다. 그리고 그 전제는 국내 농업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 쌀 공급과잉 이어지고 있음에도 논농업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인식할 필요가 있다.
 
농업직불제 논의 차원을 넘어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의 농업부문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음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