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로부터의 종자재배방법교육 문의 등을 통해 2014/15년 우리밀 농사가 임박해 옴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밀 생산자 교육에의 다수 생산자 참여 등 산지로부터 소식은 2014/15년 우리밀 재배에 농가들의 관심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밀 산업 각 주체들이 이 같은 분위기를 잘 수용해 2014/15년 우리밀 산업 발전에 큰 전기가 마련되길 고대해 본다. 2년 연속 생산이 수요에 못 미쳤다는 점에서 생산자조직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지난 관성에서 벗어나 변화한 우리밀 산업 여건을 적극 수용해 보다 생산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다가서길 기대해 본다.
 
2011/12년의 재고과잉 극복 후 우리밀 산업 기반은 근본에서 큰 변화가 생겨났다. 각계의 큰 노력 속에 2013년 우리밀 군인급식 개시, 주정용 원료로의 신규 수요 확보 등이 무엇보다 큰 변화이다. 천안호두산업, 서천 한산 소곡주 우리밀 활용 등 지역기반 우리밀 수요도 점차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 흐름 속에 2013년 이후 우리밀 산업은 기존 대비 최소 15,000여 톤 이상의 신규수요를 확보해 최소 35,000여 톤 이상의 수요를 확보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우리밀 생산은 2012/1320,000여 톤, 2013/1424,000 여 톤 수준에 그쳤다. 그 결과 20135~6월 기간 시장물량 공급부족 그리고 이후 우리밀 군인급식 잠정중단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빚게 되었다.
 
그럼 이 같은 수요 변화에도 우리밀 생산은 왜 늘지 못했을까?
 
그간 우리밀 정책의 혼선, 맥류정책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3년 밀 파종 시기 임박해, 사전 준비없이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을 통한 별도 생산체계 구축에 나선 정책 행보, 거듭된 보리가격 폭등 등에서 나름 설득력을 갖는다. 2012년은 파종기 지나친 강우로 생산이 안정적이지 못했음도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산자조직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을 수 있었지 않았는가 하는 지적이다.
 
정책오류로 인한 생산실패 관련 내용은 이 글 참고
 
사실 2013년 가을 파종기 정책당국의 별도 공급체계는 종자공급부터 혼선을 빚는 등 실패가 예견되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도 생산자조직의 움직임은 너무나 소극적이었다.
상황의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2011/12년 과잉재고 부담을 그대로 안은 채로 머뭇했다.
 
생산자조직의 소극적 대응은 산지에서도 그대로 확인되었다. 전남 한 농가는 과거 주변농가까지 설득하며 생산을 독려했지만 조합원 또는 회원 물량 외는 수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자신의 생산물량마저 크게 줄였다고 답했다.
경남에서는 지역 생산자 조직이 수매에 적극적 의사가 없어 생산을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 생산자 대상 수매대금 지급이 미뤄져 우리밀 전반에 불신을 높아진 지역 사례도 찾아졌다.
 
생산자조직의 이 같은 행보는 철저한 계약생산에 기반하지 못하고, 과거 관성으로 우리밀 생산을 지속해 온 것과도 연관을 갖는다. 별도의 계약서 없이 종자공급 만을 행하는 생산자조직 사례도 보여 진다. 수매시기 산지물량 이탈도 이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었다. 종자는 공급받았으나 계약은 없었고, 농가는 상황에 맞게 판매처를 선택할 뿐이었다.
2013년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 등이 잉여물량의 무한 매입을 밝혔을 때 생산자조직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도 이와 연관된 것으로 살펴진다.
 
생산자조직의 지역생산자 파악도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파종의향을 넘어 실제 누가 얼마를 파종했는지, 이후 작황은 어떤지 등의 파악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특정 수요업체가 농지원부와 파종상황까지 확인하며 계약물량을 파악하는 노력을 기했으나, 해당 지역 생산자조직의 다른 수요업체와의 계약 물량 때문에 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이는 생산자조직이 지역 생산자들에 대한 불철저한 파악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결과 특정 수요업체의 큰 공이 허사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생산자조직 제시 생산면적이 행정 파악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생산자 조직은 자체 면적을 근거로 생산물량이 이탈을 주장했지만, 실재하지 않은 면적을 전제로 한 생산량 추계가 빚은 착오일 확률이 크다.
 
이 같은 생산자조직 행보는 과거 소수의 수매업체와 생산자조직의 관계에서 우리밀 생산을 이어갈 때의 모습이 지금도 온존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당시는 한정된 수요에서 수매업체도 많지 않아 종자공급이 곧 계약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 분명 다른 상황이다. 변화된 여건은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 근본에서부터 달라져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자조직의 선택은 개별 농사꾼의 행보와 달라야 한다. 우리밀 산업의 담당자로써 산업발전을 위한 전략적 판단 속에 그 역할을 수행할 책무가 있다.
계약재배와 생산자 관리의 철저한 이행이 가장 긴급한 과제로 제기된다. 이 같은 행보가 선행될 때 비로소 우리밀살리기운동의 주역으로, 우리밀 산업의 주축으로 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 지지도 이 같은 변화가 전제될 때 더 확고해 진다. 그 힘을 바탕으로 정책당국을 올바로 견인할 때 우리밀 산업의 바른 자리매김이 이루어질 수 있다.
 
지난 수년 간 간절한 외침 속에 얻어낸 우리밀 군인급식이 지금 잠정 중단 상태에 있다. 이 같은 뼈아픈 현실이 결코 남 탓이 아니라 생산자 조직 우리의 대비 부족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자각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2014/15년 우리밀 생산자조직 생산계획에 다시금 이 같은 실패가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구체적으로 자리매김 되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