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비즈


갈수록 쪼그라드는 우리 밀 산업...자급률 2%도 안 돼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밀  이삭. 농촌진흥청 제공

밀 이삭. 농촌진흥청 제공

우리나라의 밀 산업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우리 국민의 밀 소비는 늘고 있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21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밀 재배면적은 2010년 1만2548㏊에서 2015년 1만76㏊, 2018년 6600㏊, 2019년 3736㏊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식용 밀 수요량은 218만t이지만 생산량은 3만t수준으로 자급률은 1.4%에 그친다.

이처럼 우리 밀이 수입 밀에 밀리는 이유는 가격은 물론 품질에서도 경쟁력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8년 기준 원료 밀 가격을 보면 수입 밀은 ㎏당 285원이지만, 우리 밀은 ㎏당 975원으로 3.4배나 비싸다. 우리밀은 품질 측면에서도 면이나 빵 등 밀 가공품을 만들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밀 가공업체들이 우리 밀보다는 수입 밀을 주로 찾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밀 소비량은 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연간 밀 소비량은 2008년 30.9㎏에서 2013년 31.3㎏, 2017년 32.4㎏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이 1988년 122.2㎏에서 2017년 61.8㎏으로 반토막난 것과 비교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는 밀의 자급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달 초 ‘밀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정부는 이 법을 바탕으로 밀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우선 이 법을 근거로 밀 비축제도를 시행, 고품질의 밀을 생산·비축함으로써 풍년·흉년에 관계없이 우리 밀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이 법의 제정으로 공공기관에 대해 우리 밀·밀가루·밀가공식품에 대한 우선 구매를 요청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군·학교·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우리 밀 제품 사용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각급 학교에서 통밀쌀을 이용한 학교급식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통밀쌀은 통밀의 겉껍질을 일부 벗겨낸 것으로 주로 쌀과 함께 10~20% 섞어 잡곡밥 형태로 먹는다. 식이섬유·폴리페놀·비타민·무기질 등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그동안 충남·서울·경기 등 일부 학교에서 시범급식을 실시한 결과, 식감이 좋고, 다른 잡곡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어 학생과 영양사 등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 밀의 품질을 높이고 수요를 늘려 밀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908211108011&code=920100#csidxff6a958a98225d48576b2adc2bc0f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