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성 유색밀 아리흑. 검붉은색인 이 밀은 안토시아닌·탄닌·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기존 밀 보다 10배나 더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고기능성 유색밀 아리흑. 검붉은색인 이 밀은 안토시아닌·탄닌·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기존 밀 보다 10배나 더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알레르기 없는 밀, 고기능성 밀, 제빵 최적화 밀….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달 말 ‘밀산업 육성법’을 만들고 우리 밀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최근 새로 나온 우리 밀 신품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빵을 만들 수 있는 우리 밀을 개발해 주세요.”

밀의 주요 소비처 중 하나인 제빵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요구가 나왔다. 기존 우리 밀 중에는 제빵에 적합한 품종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제빵 업계 관계자들은 단백질 함량이 14% 이상인 초강력분(물을 넣어 반죽했을 때 끈기가 아주 많은 밀가루)용 우리 밀 신품종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이런 업계의 요구에 맞는 품종을 내놨다. 농진청이 최고급 제빵용 밀로 개발한 ‘전주398호’. 이 밀은 단백질 함량이 14.4%에 이르고 제빵에 필요한 끈기가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쓰러짐과 추위에 강해 농민들이 재배하기가 쉽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농진청은 이 품종을 2021년부터 농가에 보급한 뒤 ‘제빵전용 밀 생산 전문단지’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이 품종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2조원대로 추산되는 제빵업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 관계자들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밀 품종인 오프리의 생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진청 관계자들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밀 품종인 오프리의 생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밀 품종인 ‘오프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밀이다.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바꾸는 유전자변형(GMO)이 아니라 인공교배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없앤 것은 세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프리’ 품종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핵심 물질인 ‘오메가-5-글리아딘’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밀에 대한 단백질 분석 및 혈청 반응 실험 결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빵이나 쿠키로 만들 때의 특성이 일반 밀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 관계자는 “오프리는 국민의 6%가 밀 알레르기 환자인 것으로 알려진 미국 등 해외에서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밀 역시 쓰러짐과 추위에 강하다. 성숙기가 빨라 이모작 재배가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농진청은 2021년까지 50㏊ 규모의 오프리 생산 전용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유색밀(색깔 있는 밀)인 ‘아리흑’도 관심을 끈다. 흑자색(검붉은색)인 이 밀은 안토시아닌·탄닌·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기존 밀 보다 10배나 더 들어있다. 비타민 B1, 비타민 B2, 칼슘, 철, 아연 등 다른 무기질 성분도 풍부하다.

농진청 관계자는 “아리흑의 껍질에 기능 성분이 많기때문에 통밀로 이용할 경우 고부가가치 기능성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밀을 이용한 과자와 빵 등이 이미 개발돼 있다.

농진청은 이밖에 빵용, 면용, 과자용 등 용도별 밀 품종을 계속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농진청 김두호 식량과학원장은 “앞으로 고품질의 밀 품종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908221509001&code=920100#csidx0049d14294f05ab8c10b3dad522d2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