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목소리 우리밀 수매가 더 올려야 올 가을 파종한다. 우리의 선택 그리고 접근방안은?

     

    2013720일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드림

     

    7월 중순은 우리밀 수매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이다. 과거같으면 내년 작부계획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질 시기이다. 그런데 올해 분위기는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더 이상 우리밀 농사를 짓지 않겠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 밀 안심고 어쩌겠다는 것인가? 농가들은 값좋은 보리로 옮겨 가겠다는 의향이다.

     

    안정적 수요처 확보, 오는 2015년 밀 자급률 10% 실현 목표 제시 등으로 호감이 커가던 수년 전 모습과는 분명 다른 모양이다.

    산지우리밀 지도자, 수매업체 등 우리밀 산업 관계자 모두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분명한 새로운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 대안을 찾아 부심하고 있다.

     

    산지 농가에서 이 같은 반응이 나오게 된 가장 직접적 원인은 현재의 우리밀 수매가 36,000원이 보리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산지 의견을 종합하면 밀과 같이 동계작물로 재배되는 보리 가격이 쌀보리는 45,000~55,000, 겉보리는 3,4000~45,000원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쌀보리 45,000원 출하는 농협과 계약재배를 통한 계통출하에 따른 것이고, 시중 가격으로는 최고 55,000원까지 판매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겉보리는 전라남북도 지역은 34,000원에 거래되는데, 경상남도 등지는 45,000원까지 거래된다는 이야기이다.

    농가는 보리가 밀에 비해 5~10일 수확을 빨리하고, 생산량도 많기 때문에 34,000원을 하더라도 보리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모습이라고 전한다.

     

    경상남도 밀 주산지 합천 지역은 소득 경제작물 양파마늘재배가 밀 생산을 크게 잠식하고 있다. 현지 농가에 따르면 창녕 등 낙동강 유역에 심던 양파마늘이 4대강 사업으로 밀려나면서 합천 밀 생산지를 크게 잠식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에 올해 우리밀 수매가격이 보리가격 흐름을 반영 현재보다 크게 올라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하고 있다. 그래야 우리밀 재배가 유지 존속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합리적 주장이고, 마땅한 요구지만 냉정히 상황을 살피고, 중장기 전망 속에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리밀 산업이 갖는 특수성도 고려해야 하며, 보리의 현실적 조건도 살펴야 한다. 지금 보리 가격이 높다고 하지만, 이것은 엄연 시장가격이고, 얼마든지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간 국민 11.3kg 소비가 말해 주듯이 국내 보리 수요량은 크지 않다. 올해 값을 쫓아 쌀보리가 전국적으로 크게 심겨졌을 시 내년 분명 큰 폭 가격하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밀과 보리 함께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보리가격 이상 징후는 사실 지난해부터의 모습이고, 또한 지난 해와 올해 모습도 다르다. 보리가격 급등은 2012년 보리수매 중단에 이르는 과정에서 점차 보리 농가가 밀로 전환해 온 때문이며, 이에 보리 생산이 급격히 준 것이 핵심 원인이다.

     

    그런 중에 지난해는 겉보리 가격이 더욱 크게 뛰었다. 전년도 마지막 겉보리 수매가가 27,600원이었던 것에 비해 2012년 겉보리 가격은 45,000원 이상에 이르렀다. 쌀보리 가격도 전년 마지막 수매가 27,320원에 비해 올랐지만 38,000원 선으로 겉보리에 비해서는 안정적이었다.

     

    이러던 것이 올해 다시 역전이다. 겉보리가 34,000원 선으로 후퇴하고, 쌀보리가 55,000원 선으로 급등한 것이다. 지난 해 가격을 보고 농가가 겉보리로 몰려간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 추위로 보리가 동해를 입어 생산도 많지 않았다.

    이 흐름에서 올해 많은 농가가 쌀보리로 몰려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결과를 지금 예단할 수 없지만 쌀보리 가격 폭락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밀가격이 얼마면 농사를 지속할 것인가? 산지 의견은 다양하게 분포한다. 한 임대농은 보리와 밀은 재배시기 등의 차이에서 상호보완 관계에 있어 가격이 약간만 조정되면 지속할 것이라고 한다. 가격이 그대로 여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다소 많은 농사를 짓는 한 농가는 현재보다 2,000원 정도 올렸으면 한다고 한다. 현재의 쌀보리 가격까지는 아니더라도 거기에 준해 현재보다 대폭적으로 올라야 한다는 농가도 있다.

    이 흐름에서 올해 밀 수매가격이 현재의 36,000원보다 높아져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밀 수매가가 올라 농가들이 높은 소득을 내서 경제적 안정적 내야 한다는데 반론의 여지는 없다. 문제는 우리밀 수매가격 인상이 소비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밀 시장이 대기업 참여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리밀 생산자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우리밀 전문사업체 또는 생협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

     

    개별 사업체로는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우리밀 소비의 가장 큰 장애로 수입밀 제품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밀 수매가격 인상은 필시 제품가격 인상을 동반하게 될 것인데, 이를 국내 소비시장이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의 고려 속에서 상황이 정리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밀 수매가격 인상 시 누가 이를 부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밀은 상품이기 전에 우리의 생명을 결정짓는 먹을거리, 그것도 식량이다. 2의 주식 밀 생산소비 안정화를 위한 정책당국의 역할도 마땅히 요구된다. 그리고 현재의 밀 생산 불안이 보리수매 중단, 뚜렷한 소비확대 계획없이 제2의 녹색혁명 주창 속에 생산증대를 부추긴 결과가 분명한 책임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 차원의 접근도 분명 제시되어야 함을 직시하여야 한다.

     

    지금이 식량안보에 대한 국가단위 투자가 아주 절실한 시점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때이다. 이에 생산자는 충분한 소득을 보장받고 소비자는 현 경제능력에서 우리밀을 적극 소비할 수 있는 체계 마련에 국가의 마땅한 참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